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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을 밝힌다 [1]-혼자 오셨어요?

일단,이 시리즈를 연재하기 전 밝혀두고 싶은건 '한국의 문화가 독특하다'는 전제입니다. 역사적으로 고려-조선시대땐 중국 이외의 국가와 교류가 거의 없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옳다'라 생각해왔던게 다른나라 사람 입장에선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이죠. 중립적 입장에서 볼때는 '외국문화는 이해할 수 없어'보단, '한국인들이 별나다'는 쪽이 더 어울릴 겁니다.
낙지연포탕,삼겹살,한우갈비,동태전골,족발......
한국에서 혼자 먹기 힘든 음식들입니다. 경우에 따라선 '혼자 먹을 수도' 있지만,한국에서 일반적으로 혼자 주문하기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1]경기불황에도 1인분 메뉴는 태부족
식당은 많지만 '대박나는' 식당은 별로 없는 시대입니다. 어정쩡한 고기집은 파리날리고,어정쩡한 전통한식집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식당은 많아도 '손님 입장을 생각한 서비스'는 별로 없습니다. 혼자서 족발,전골,갈비,해산물 요리를 먹기 거의 불가능하단 것이죠. 파리 날리는 식당들은 문밖을 무수히 오가는 한사람한사람만 쳐다보며 '장사 안되네'하지만...지나가는 사람은 '이 식당은 혼자 먹을 음식이 없네'하며 지나갈 겁니다. 식당 입장에서야 단체손님이 오면 고맙겠지만...매출이 부진한 식당에서 단체손님2팀 10명 오는것보단,혼자 오는 고객 25명을 잡는 게 현실적으로 중요합니다. 심지어 테이블 인테리어까지 단체고객을 중시한 다인용테이블이죠. 단체손님 대박이 나면 좋겠지만,그렇지 않을 경우를 대비할 카드가 없는거죠. 
결국 혼자서 먹는 메뉴는 설렁탕,짜장면,짬뽕,덮밥,한식 찌개백반,돈까스 혹은 경양식 선으로 제한됩니다.
[2]외국서 얼마든지 가능한 1인분식사
아이스바인(돼지다리찜), 파스타,톰양꿍(태국 핫수프),팟타이(태국 볶음국수),피자...심지어 일본의 이자까야에서도 혼자 주문식사가 가능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사람이 매일 일행과 같이 다닐 순 없습니다. 단체든 혼자든 사람은 매일 음식을 먹으며 살아갑니다. 장사를 위해서라면 이 1인고객을 잡을줄 알아야합니다. 그 보잘것 없어보이는 1인고객이 입소문/인터넷을 통해 좋은 소식을 퍼뜨리고 다닐 수 있으니까요.
[3] 단체로 먹던 전통식문화
한국 전통사회에선 대체로 단체로 식사를 해왔습니다. 고기가 있으면 나누어먹기 위해 물에 삶아먹는 식이었습니다. 결국은 그 뿌리가 이어져오는 거니까요. 하지만 현대자본주의 사회가 되고 해외여행붐이 일면서,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1명이 만족스런 식사를 위해 먼 거리를 오가거나 돈을 아끼지않는 시대입니다. 식당은 그 1명을 만족시키기 위한 요리를 하고,대가를 받으면 되는 것이죠.
[4]1인 고객의 불만
결국 '1인분 요리'가 부족한 한국에서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은 메뉴선택권이 줄고,부실한 1인용 식사를 하는 불이익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음식점에선 혼자 고기/해물의 단백질류를 만족스럽게 섭취하기가 힘든게 사실입니다. 이 중에서 젊은 사람들은 '다소 값이 비싸도 혼자 즐길 수 있는' 파스타류의 양식쪽으로 넘어가기도 하죠. 
단순히 돈이 없어 식당에 가지못한다기보단...(배달음식 호황을 보면 돈이 없어 식당못가는 건 아닙니다) 일반 식당에서 1인 고객을 환대하지 않기에,인스턴트 음식/배달음식을 선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배달로 치킨,족발을 혼자 먹을 순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식당에서 이것을 혼자 기분좋게 먹기는 어렵습니다.
[5] 식당,고객 서로 불리한 상황
자본주의 사회에서 식당과 고객은 서로 편의와 대가를 주고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식당이 고객 한명에게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데,어떻게 고객이 그 식당에 방문하겠습니까. 이런 추세라면 한국인의 위장은 질낮은 배달음식과 인스턴트음식에 망가질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 by 펠로우 | 2008/02/21 13:35 | 문화예술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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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시대유감 at 2008/02/21 13:43
동감입니다.
한국에서 혼자 밥먹으려면 한솥도시락 가던가, 김밥천국류 외엔 딱히 답이 없죠..
Commented by hotcha at 2008/02/21 15:23
이 글을 보니 언젠가 체코 사람 하나와 쉐어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는 혼자서 단 한 접시를 만들기 위해 30분 이상 다듬고 썰고 끌이고 부치고...먹임직스럽고 아름다운 디쉬를 만들어내던 기억이요. 물론 그가 레스토랑을 경영한 적이 있는 사람이긴 했지만 단 한사람- 그것도 스스로-를 위해 훌륭한 요리가 나온다는 것에 감탄을 했었죠.
농경사회에서 상부상조..함께 나누던 오랜 관습이 여지껏 이어져오는 것 아닐까요? 지금은 '나눔'의 방식이 많이 섞이고 튀틀리고 변형되었죠. 이젠 '혼자'라는 것, '개인' '개체'란 개념을 제대로 받아들일 때도 되었단 생각을 해봅니다.
Commented by NOT_DiGITAL at 2008/02/21 16:55
여러모로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혼자서 밥먹는다는 게 참 힘든 곳이죠, 한국은.

NOT DiGITAL
Commented by ranigud at 2008/02/21 17:06
그러게요. 혼자서 감자탕 먹어보는 게 소원입니다(...)
Commented by bluecell at 2008/02/21 17:10
포스팅 자체는 공감합니다. 쓸데없는 딴지라면..
아이스바인(eis wein )인가요? 돼지다리찜 과 같이 먹는다는 의미로 쓰신건지.
Commented by PennyLane at 2008/02/21 17:15
공감합니다. 혼자 자취하다보니 밖에 나가 맛난 음식을 사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누군가와 함께 하기가 어렵더군요. 사람을 만나고 싶어 음식을 먹는게 아니라 단지 음식을 제대로 먹기 위해 약속을 잡게 되고요. 그리고 혼자 먹고 있을 때 아는 사람이 보면 큰일난 것처럼 구는 것도 은근히 스트레스죠.
Commented by ajt0714 at 2008/02/21 19:07
그것도 그렇고 한국에서는 혼자 먹으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또 본인도 그런 인식을 갖고있다는 것이죠~ 외국에서 살다보니 혼자 밥먹는것이 습관이 되었는데..한국와서도 그랬다가 -_-;
Commented by ZBNIC at 2008/02/21 19:14
어딜 들어가든 한 사람을 위한 좌석이 없으니!!
Commented by 닭고기 at 2008/02/21 20:2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단체문화에 대해서는 공감이 많이 가요.
근데 생각해보니, 고깃집에서 혼자 고기 구워먹는건(그러니까 일본에선 야끼니꾸 죠) 일본도 좀 이상하게 보는 시선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한국은 생판 남인 사람에게 관심이 지나친 편이고, 일본은 타인이 뭘 하든 피해만 안주면 관심두지 않는다는게 다르긴 합니다만.
Commented by 강우 at 2008/02/21 20:57
닭고기 님// 일본같은경우는 1인을 위한 음식 문화가 많이 발달되어서,
1인용으로 갈 수 있는 스키야키나 야키니쿠, '부루다꾸(불닭)' 집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사람들의 지나친 오지랖도 좋지만, 시대가 변해가고 싱글라이프의 문화가
늘어나고 있는데 식문화만큼은 그 예외가 되고 있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Commented by euphemia at 2008/02/21 21:37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좋은 지적이라고 생각해요. 밸리에서 제목을 보고 들어왔는데,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만 두 번째 포스팅에도 역시 공감하게 될 듯한 기분이 듭니다. 저도 이 혼자서 식사할 수 없는 문화와 맛없는 쌀밥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거든요.

아 참, bluecell 님께- 펠로우님이 말씀하신 것은 Eisbein(독일의 돼지족발 찜요리)이겠지요. :] ( http://en.wikipedia.org/wiki/Eisbein )
Commented by 린민메이 at 2008/02/21 21:46
정말 혼자 먹고 다니기 힘들죠.(...)

... 밸리타고 왔습니다.


.hack//Goddess Is Forever, 스쿨드의 행운을-!!
Commented by 潤鏤 at 2008/02/21 21:53
한국에선 정말 혼자먹기 힘든것 같아요... 심히 동감하는 포스팅입니다.. 저는 현재 일본유학중인데 일본에선 매일 혼자 다니면서 혼자 잘만먹고 다니거든요.. 샤브샤브집가도 한명이라 그래도 카운트석으로 안내해주고.. 술집에서도 혼자드시는 아저씨들 많으시고.. 한국에선 좀 힘든듯..
Commented by 라일리 at 2008/02/21 22:05
배달음식도 한그릇만 시키면 짜증 내서 부담되더군요=.=;;
Commented by 티타니아 at 2008/02/21 22:14
으음... 절대공감이네요. 게다가 저같은 경우는 오랫동안 혼자서 살다보니 식당과는 점점 더 멀어지더군요.. 쩝. 그런데 潤鏤님 말씀처럼 술집도 혼자먹기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이쪽은 손님들의 시선이 더 따가운 경향이..ㅠㅠ
Commented by 생강 at 2008/02/21 22:51
맞아요 저도 평소에 그래서 혼자서 눈치안보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깔끔한 카페테리아 겸 식당을 차리고 싶단 생각을 자주했다죠-_ㅠ..
Commented by 아무로 at 2008/02/21 23:17
부실한 1인용 식사라고 하니.... 좀 먹을만하다 싶은 것은 죄다 2인분 이상 주문 가능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식당들이 머릿속에 줄줄이 떠오릅니다. 삼겹살이나 갈비는 처음부터 2인분을 주문해 혼자 먹어도 먹을 수 있는데(1인분의 양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이다보니 2인분도 아무렇지 않아요) 국물이 있는 요리는 2인분은 곤란....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8/02/21 23:45
시대유감 :그렇긴하죠. 제 지인 중 한명은 1년간 한솥도시락을 먹고 위장에 탈이 났으니,너무 많이 들지 마세요^^;
hotcha :체코인들의 장인정신/음식솜씨는 높이 평가받죠. 1명을 위한 정성과 마음가짐,그런게 아쉬운 상황이긴 합니다^^;
NOT_DiGITAL :공감하시는군요.힘듭니다~
ranigud :뼈해장국이란 대체안이 있지만,거기엔 감자가 없긴 하네요^^;
bluecell :밑의 분이 답덧글 단대로입니다^^; 돼지다리찜을 적은 것입니다~
PennyLane :만찬을 먹기 위해 사람을 만난다~ 뭐 상황이 그런 현실을 만드니 별수 없죠^^;
ajt0714 :외국에서 혼자 먹기는 수월한 편이죠. 한국에서도 그런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로오나 at 2008/02/21 23:51
공감합니다. 정말 그렇죠. 파리 날리는 음식점~은 단체손님을 기본전제로 받는 곳이라.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8/02/21 23:54
ZBNIC :그러고보니 카운터석은 물론이고,2인용테이블도 태부족이군요^^;
닭고기 :밑의 분 답덧글대로 일본에서 고기도 혼자 구워먹을 순 있더군요.뭐 어디가든 고기 구울땐 여럿이 먹는 문화긴 하지만요^^;
강우 :말씀대로 싱글라이프 문화에 식문화가 예외군요. 혼자를 챙겨줄 수 있는 식당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덧글 감사합니다^^
euphemia :덧글 감사합니다.사람들이 의외로 식당 밥엔 불만이 적은 것인지^^;
린민메이 :혼자 먹기 참 힘들죠^^
潤鏤 :저도 일본 여행때 혼자 샤브샤브 먹고 술먹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고보니 혼자 술먹긴 더욱 힘드네요...
라일리 :미안하지만,배달서비스에는 좀 다른 생각입니다. 짜장면 한그릇을 배달한다는건 식당 입장에도 부담이 걸린다고 봐요. 만원은 넘기되,대신 질좋은 음식을배달하는 문화로 바뀌면 좋겠습니다^^;
티타니아 :술집이 진짜 혼자 갈데가 드물죠. 음주문화에 대해서도 나중에 한번 써봐야겟습니다^^
생강 :뜬금없이 '카모메식당'이 생각나네요^^ 깔끔하면서 비싼 카페테리아는 서울에 늘고있는데,좀 적당한 가격의 식사류는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아무로 :국물요리 주문도 어렵고, 고기 2~3인분을 쉽게 먹어치운다는 현실도 묘하게 서글퍼지네요^^;
Commented by 푸옹이 at 2008/02/26 23:44
흠... 1인전용 식당을 여의도같은 곳에서 열면 어떨까요?
아니다.. 학원 수강생이 많은 종로가 괜찮을 것 같네요..
종로 까페는 혼자서 공부하고 빵먹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8/02/27 15:36
푸옹이 :여의도,종로를 포함해서 서울 중심지역이라면 혼자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말씀대로 깔끔한 1인 우대식당이 나올법도 한데 이거다싶은 곳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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